20XX년 5월 21일, 태양계 밖에서 오던 모든 별빛이 한순간에 멎었다.

사람들은 그 사건을 ‘별멎음’, 그날 이후 별이 사라진 밤을 ‘공허한 밤’이라 불렀다.

수년이 흐른 현재. 주인공은 별멎음 이후 문을 닫은 작은 천문대에서 마지막 여름을 보내고 있다.

한때 부모님이 운영했던 천문대지만, 관측할 별도 찾아오는 사람도 사라진 지금은 매각을 앞둔 빈 건물에 불과하다. 부모님은 이미 다른 지역으로 떠났고, 주인공은 남겨진 관측 기록과 장비를 정리하기 위해 천문대에 머물고 있다.

그에게 천문대는 특별한 사명을 지닌 장소가 아니다. 부모님의 일을 도우며 자란 덕분에 장비를 다룰 줄은 알지만 천문학자가 될 생각도, 사라진 별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도 없다.

천문대를 정리하는 일 역시 계속 미루고 있다.

사람들은 공허한 밤에 적응하며 살아가게 되었다. 오히려 별빛이 없어도 희망을 잃지 말자는 의미로 전세계 국가들은 별멎음 발생일을 하나의 기념일로 삼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별멎음 기념일 밤, 전원이 끊겨 있던 관측 장비들이 저절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닫혀 있던 돔이 열리고, 망원경은 아무것도 없는 쌍둥이자리의 옛 좌표를 향한다. 관측실 바닥에는 본 적 없는 별자리 문양이 나타나고, 그 중심에서 한 소녀가 모습을 드러낸다.

낯선 장소에 떨어졌음에도 소녀는 당황한 기색 없이 주인공을 바라보다가,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처럼 환하게 웃는다.

“내 이름은 엘레나야.”

엘레나는 자신의 정체나 고향에 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쌍둥이자리와 연결된 존재이며, 함께 지구에 도착했어야 할 동생을 찾고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