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부모님이 운영하던 천문대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을 따라 밤늦게까지 돔 안에 앉아 있곤 했지만, 별 자체에 특별한 애착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별자리 이름보다 망원경을 정리하는 순서와 관측이 끝난 뒤 가족과 먹었던 늦은 저녁밥을 더 선명하게 기억한다.
별멎음 이후 천문대는 존재 이유를 잃었다. 관측 프로그램과 견학 행사가 하나씩 사라졌고, 결국 부모님도 운영을 포기하고 다른 지역으로 떠났다.
주인공은 자신도 천문대에 미련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매각을 앞둔 건물을 정리한다는 핑계로 계속 일을 미루며 그곳에 남아 있다.
엘레나 (쌍둥이자리)
기반 디자인
푸른빛이 희미하게 감도는 은백색 머리카락을 길게 기르고 있다. 풍성한 머리카락의 일부를 양쪽으로 낮게 묶어 부드럽고 친근한 인상을 주며, 움직일 때마다 풀어진 옆머리가 별빛의 잔상처럼 따라 흐른다. 청록색 눈동자는 평소에는 장난기 어린 웃음을 머금고 있지만, 혼자 있거나 동생의 이야기가 나올 때면 금세 쓸쓸한 빛이 드러난다.
아이보리색 상의와 짙은 남색 넥타이, 넉넉한 남색 겉옷을 함께 입는다. 단정한 천문대 연구복을 일상복처럼 가볍게 변형한 차림으로, 겉옷을 제대로 걸치기보다는 어깨에 느슨하게 두르는 일이 많다. 머리와 가슴에는 청록색 별 모양 장식이 달려 있어 쌍둥이자리의 정령이라는 사실을 은근하게 드러낸다.
허리춤에는 오래된 황동 나침반을 늘 지니고 있다. 밝고 부드러운 색조와 오래된 금속 장식이 함께 어우러져, 처음에는 다가가기 쉬운 소녀처럼 보이면서도 어딘가 오랜 시간을 홀로 견뎌 온 듯한 분위기를 남긴다.
성격
별멎음 현상의 비밀을 쥐고 있는 쌍둥이자리의 정령. 낯선 지구에 떨어진 뒤에도 좀처럼 당황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먼저 웃으며 사람과의 거리를 좁힌다. 가벼운 농담이나 능청스러운 대답으로 무거워진 분위기를 풀어 주는 데 능하며, 천문대의 낯선 생활에도 빠르게 적응한다. 주인공에게도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말을 걸기 때문에, 처음에는 걱정이라고는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러나 밝은 태도는 타인을 안심시키기 위해 익힌 습관에 가깝다. 별멎음에 관해 남들보다 많은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결정적인 질문에는 웃음으로 얼버무리며, 자신의 슬픔이나 두려움을 좀처럼 입 밖에 내지 않는다. 평소의 미소가 사라지고 표정이 무심해지는 짧은 순간에만, 오랫동안 품어 온 후회와 피로가 드러난다. 다른 사람의 감정에는 민감하지만 정작 자신의 감정을 설명하는 데에는 서툴다.
동생 루시아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며, 위험한 일이나 성유물의 부담을 가능한 한 자신이 대신 짊어지려 한다. 루시아가 능력을 사용하려 하면 먼저 나서서 막고,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선택 자체를 주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엘레나는 이를 사랑과 보호라고 여기지만, 루시아에게는 자신을 믿지 않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두 사람의 갈등은 서로를 덜 사랑해서가 아니라, 지키는 방식과 성장의 방향이 달라서 발생한다.
주인공에게는 처음으로 자신의 미소 뒤를 알아보면서도 억지로 비밀을 캐묻지 않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천문대를 떠나지 못하면서도 미련이 없다고 말하는 주인공에게서 자신과 닮은 모습을 발견하고, 점차 농담이 아닌 진심을 털어놓게 된다. 개인 서사의 핵심은 모든 책임을 혼자 짊어지는 대신 동생의 선택을 믿고, 자신 역시 누군가에게 의지해도 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있다.
아티팩트
두 별의 나침반: 서로 다른 역할을 지닌 두 개의 바늘이 들어 있는 황동 나침반. 짧은 바늘은 언제나 한 쌍인 ‘별길의 렌즈’를 가리키지만, 긴 바늘은 렌즈가 목적지를 비추기 전까지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맴돈다. 렌즈를 나침반 위에 포개면 그 빛을 받아 별빛이 지나갈 수 있는 단 하나의 방향을 찾아낸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없고, 목적지를 알아도 그곳에 이르는 길은 찾을 수 없다. 길의 끝을 비추는 렌즈와 그곳으로 향하는 방향을 정하는 나침반이 함께해야만 비로소 하나의 별길이 완성되는, 쌍둥이자리 감마성 알헤나의 성유물.
안타레스 (전갈자리)
기반 디자인
빛을 거의 반사하지 않는 검은 단발머리와 선명한 적색 눈동자를 지녔다. 가지런히 정돈된 앞머리 아래로 드러나는 눈매는 날카롭고 경계심이 강해 보이며, 표정 변화가 적어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상대를 긴장시킨다. 검은 머리와 붉은 눈의 강한 대비는 빛을 잃기 전 안타레스의 붉은 광채를 연상시킨다.
흰색 상의에 검정과 짙은 적색이 섞인 제복풍 의상을 입고, 금색 금속 장식과 가느다란 체인을 더한다. 단정한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목을 감싼 초커와 몸을 따라 내려오는 검은 스트랩, 붉은 보석 장식이 전투적인 인상을 만든다. 화려하게 꾸미기보다는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필요한 장식만 갖춘 차림이다.
항상 색을 잃은 검은 장미를 가까이에 지닌다. 장미를 들고 있지 않을 때에도 가시를 닮은 장식이나 날카로운 실루엣이 곳곳에 남아 있어, 아름답지만 함부로 손을 뻗기 어려운 분위기를 풍긴다. 경계가 풀리면 눈매와 입가가 아주 미세하게 부드러워지며, 그 작은 변화가 다른 인물들의 큰 표정 변화보다 두드러진다.
성격
차갑고 무뚝뚝한 인상을 주는 전갈자리의 정령. 불필요한 말을 하지 않고 질문에도 핵심만 짧게 답하며, 친분이 없는 상대가 자신의 영역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경계한다. 판단이 빠르고 위험을 감지하는 감각이 뛰어나 다섯 정령 가운데 가장 먼저 전투 태세를 갖춘다. 처음 만난 주인공 역시 신뢰하기 전까지는 보호 대상이자 잠재적인 위험 요소로 동시에 취급한다.
거친 말투와 달리 행동의 기준은 일관되게 타인의 안전을 향한다. 누군가 위험에 처하면 생각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고, 자신이 다친 사실은 숨긴 채 주변의 상태부터 확인한다. 위로나 애정을 말로 표현하는 데 서툴러 약을 말없이 건네거나 망가진 물건을 고쳐 두는 식으로 마음을 드러낸다. 감사 인사를 받으면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며 시선을 피하지만, 상대가 자신의 배려를 알아차렸다는 사실은 오래 기억한다.
전쟁의 신 아레스에 맞서는 별이라는 이름처럼, 싸워야 할 대상 앞에서는 좀처럼 물러서지 않는다. 자신의 성유물이 상처와 힘을 되돌려 주는 능력을 지닌 탓에 고통을 감수하는 일을 당연한 의무로 여기며,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이 다치는 선택을 망설이지 않는다. 강인함을 약해지지 않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어, 도움을 청하거나 두려움을 인정하는 일을 패배처럼 받아들이는 면이 있다.
다른 정령들과 주인공을 아끼게 된 뒤에도 태도가 갑자기 다정해지지는 않는다. 대신 늦은 시간까지 천문대를 순찰하고, 모두가 잠든 것을 확인한 뒤 가장 마지막에 쉰다. 개인 서사에서는 모든 공격을 혼자 받아 내는 방패가 되는 것보다 동료에게 등을 맡기는 것이 더 큰 신뢰라는 사실을 배우며, 주인공에게도 보호받을 수 있는 관계를 받아들이게 된다.
아티팩트
검은 장미 : 모든 빛과 색을 잃고도 시들지 않는 장미. 주인을 향한 적의를 감지하면 줄기와 가시를 뻗어 위협을 막아 내고, 자신이 받아들인 상처와 힘을 적에게 되돌려 준다. 잃어버린 붉은 빛을 되찾는 순간 다시 피어난다고 전해지는 전갈자리 알파성 안타레스의 성유물.
레오나 (사자자리)
기반 디자인
윤기가 도는 분홍색 머리카락을 어깨 부근까지 기르고, 한쪽 머리카락을 높게 묶어 끝부분이 크게 말리도록 연출한다. 풍성하게 솟은 옆머리와 밝은 색조가 사자의 갈기를 연상시키며, 움직임이 클 때마다 머리카락도 함께 통통 튀어 활기찬 인상을 준다. 분홍빛이 섞인 붉은 눈동자는 감정을 거의 숨기지 못해 기쁨과 기대가 그대로 얼굴에 드러난다.
아이보리색 재킷과 분홍색 칼라 및 소매 장식, 같은 색의 하의를 조합한 밝은 제복풍 의상을 입는다. 가슴에는 사자자리와 레굴루스를 상징하는 작은 문장이 달려 있고, 금색 단추와 테두리가 전체적인 색감을 따뜻하게 잡아 준다. 단정한 옷차림이지만 몸짓이 크고 표정이 풍부해 격식보다는 친근함이 먼저 느껴진다.
레굴루스의 심장은 평소 가슴 가까이에 브로치나 로켓 형태로 착용한다. 주인공과의 공명이 강해질수록 보석이 실제 심장박동처럼 밝아지기 때문에, 감정이 겉으로 드러나는 레오나의 성격을 시각적으로 강조한다. 웃을 때에는 상대를 똑바로 바라보지만, 예상하지 못한 애정 표현을 돌려받으면 귀와 뺨부터 붉어진다.
성격
사람을 좋아하고 애정을 표현하는 데 거리낌이 없는 사자자리의 정령. 호감을 품은 상대에게는 칭찬과 응원을 아끼지 않으며, 함께 있고 싶거나 보고 싶다는 말도 숨기지 않는다. 주인공과 공명한 뒤에는 자신의 마음을 비교적 빠르게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다가간다. 애정 표현이 크고 솔직하지만 상대의 의사를 무시하고 밀어붙이는 성격은 아니며, 주인공이 불편해 보이면 누구보다 먼저 한 걸음 물러선다.
따뜻하고 낙천적인 태도로 침체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능하다. 천문대 생활에서 즐거운 일을 먼저 찾아내고, 사소한 성공도 모두가 축하해야 할 일처럼 떠들썩하게 만든다. 자신감 넘치는 행동과 달리 누군가에게 진심 어린 칭찬이나 애정을 돌려받는 상황에는 약해, 갑자기 말을 더듬거나 평소보다 과장된 행동으로 부끄러움을 감추기도 한다.
사자자리의 정령답게 자존심과 책임감도 강하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야 한다고 믿으며,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을 자신의 역할로 여긴다. 그 때문에 외롭거나 불안한 순간에도 괜찮은 척 웃고, 자신이 분위기를 망쳤다고 생각하면 필요 이상으로 자책한다. 누구에게나 사랑을 주는 데 익숙하지만 조건 없이 사랑받는 일에는 익숙하지 않은 인물이다.
레굴루스의 심장은 없는 감정을 만들어 내는 성유물이 아니므로, 주인공을 향한 마음은 전적으로 레오나 자신의 것이다. 성유물은 그 마음을 숨기기 어렵게 만들 뿐이다. 개인 서사에서는 공명으로 증폭된 감정과 자신의 진심을 구분하려 애쓰며, 사랑받기 위해 언제나 밝고 완벽한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아티팩트
레굴루스의 심장 : 분홍빛 보석을 감싼 금빛 로켓 브로치. 처음 맞닿은 이의 심장박동을 기준 신호로 새겨 레오나와 그 사람의 공명을 이어 주며, 서로 가까이 있을수록 심장처럼 강하게 빛난다. 마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품은 감정을 숨길 수 없을 만큼 증폭하고, 흩어진 성유물의 신호까지 하나로 모아 안정시키는 사자자리 알파성 레굴루스의 성유물.
루시아 (쌍둥이자리)
기반 디자인
햇빛을 머금은 듯한 옅은 금발을 허리 아래까지 길게 기르고 있다. 머리카락 일부를 양쪽에서 작게 땋아 묶어 발랄함을 더했으며, 정돈하려 해도 가볍게 뻗치는 잔머리가 남아 아직 앳된 인상을 준다. 맑은 하늘색 눈동자는 호기심이 생길 때 유난히 밝아지고, 긴장하거나 자신이 없어질 때에는 자연스럽게 언니의 표정을 먼저 살핀다.
아이보리색 카디건과 흰 셔츠, 짙은 남색 리본과 체크무늬 치마를 함께 입는다. 지구의 학생복과 비슷한 편안한 차림으로, 다른 정령들보다 평범한 일상 속에 쉽게 섞여드는 디자인이다. 소매가 손등을 살짝 덮는 넉넉한 카디건과 부드러운 색조가 보호받아 온 막내다운 분위기를 강조한다.
황동 고리 안에 푸른 유리구가 박힌 렌즈를 손거울처럼 들고 다닌다. 렌즈에서 흘러나오는 청색 빛은 루시아의 눈동자와 연결되며, 새로운 장소를 발견했을 때에는 자신도 모르게 렌즈를 눈 가까이 가져가는 버릇이 있다. 엘레나와는 밝은 머리색과 청록 계열의 눈, 황동제 성유물이라는 공통점을 지니지만, 차가운 은빛의 언니와 따뜻한 금빛의 동생으로 대비된다.
성격
언니의 과보호 속에서 자라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시험해 보지 못한 쌍둥이자리의 정령. 낯선 상황에서는 먼저 주변의 반응을 살피고,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면 자신의 판단보다 엘레나의 허락을 구하는 습관이 있다. 실수로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두려워해 확신이 없는 말은 삼키는 편이며, 위험한 임무에서는 자신이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쉽게 단정한다.
그러나 본래부터 수동적이거나 겁이 많은 인물은 아니다. 모르는 장소와 지구의 일상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고, 렌즈에 새로운 풍경이 비치면 두려움보다 확인하고 싶다는 마음이 먼저 움직인다. 평소에는 조심스럽지만 관심 있는 것을 발견하면 질문이 끊이지 않고, 때로는 엘레나도 말릴 틈 없이 주인공의 손을 잡고 현장으로 달려간다. 사람을 향한 애정이 행동의 중심인 레오나와 달리, 루시아는 새로운 세계를 직접 보고 이해하려는 탐구심이 행동의 원동력이다.
엘레나를 깊이 사랑하고 존경하지만, 언제까지나 보호받아야 하는 동생으로 남고 싶지는 않다. 언니가 자신을 위해 무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기 때문에 더욱 빨리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조급함을 품고 있다. 혼자서 해낼 수 있음을 증명하려다가 위험을 숨기거나 준비되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는 엘레나의 과보호를 더욱 심하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주인공은 루시아의 결정을 대신 내려 주기보다 스스로 선택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사람이다. 루시아는 주인공과 함께 천문대와 지구를 탐색하며 자신의 렌즈가 단순히 언니의 나침반을 보조하는 도구가 아니라, 모두가 향해야 할 목적지를 찾아내는 힘임을 깨닫는다. 개인 서사의 핵심은 언니처럼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쓸모와 용기를 증명하고, 엘레나와 나란히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존재로 성장하는 데 있다.
아티팩트
두 별의 렌즈: 황동 고리 안에 푸른빛을 머금은 유리구가 박힌 손거울 형태의 성유물. 렌즈를 들여다보면 지금 향해야 할 장소가 희미한 풍경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는 보여 주지 않는다.
렌즈를 ‘두 별의 나침반’ 위에 포개는 순간, 풍경을 이루던 푸른빛이 나침반의 중심으로 스며들며 멈추지 않던 바늘을 한 방향으로 이끈다. 하나는 길의 끝을 비추고, 다른 하나는 그 끝에 닿을 방향을 가리킨다. 두 성유물이 다시 만났을 때 끊어진 공간을 연결할 수 있다.
길의 끝을 비추는 렌즈와 그곳으로 향하는 방향을 정하는 나침반이 함께해야만 비로소 하나의 별길이 완성되는, 쌍둥이자리 베타성 폴룩스의 성유물.
아멜리아 (천칭자리)
기반 디자인
허리 아래까지 내려오는 짙은 적동색 머리카락을 낮은 위치에서 풍성하게 묶고 있다. 느슨하게 흘러내린 옆머리와 긴 앞머리가 얼굴선을 부드럽게 감싸며, 한쪽 눈이 부분적으로 가려져 여유롭고 신비로운 인상을 준다. 금빛이 감도는 호박색 눈동자는 상대를 재촉하지 않고 차분히 관찰하며, 입가에는 대개 상대의 속내를 이미 알아차린 듯한 옅은 미소가 걸려 있다.
목을 감싸는 아이보리색 블라우스와 짙은 적색 하의, 무릎 아래까지 올라오는 검은 부츠를 착용한다. 그 위에는 별의 궤도와 관측 기관의 문장이 금실로 새겨진 자정빛 코트를 어깨에 걸친다. 허리의 넓은 가죽 벨트와 가느다란 체인, 황동 장식은 연구자다운 실용성과 성숙한 화려함을 동시에 보여 준다.
귀걸이와 목걸이, 머리 장식에는 성유물과 같은 황동 및 호박색 소재가 반복해서 사용된다. 손에는 여러 개의 황동 고리가 중심의 별핵을 둘러싸고 회전하는 ‘균형의 천구’를 들고 있으며, 생각에 잠길 때면 손끝으로 바깥쪽 고리를 천천히 돌리는 버릇이 있다. 따뜻한 적색과 차분한 남색, 오래된 황동색이 어우러져 믿고 기댈 수 있는 연장자이자 천문 연구자의 분위기를 만든다.
성격
다섯 정령 가운데 가장 연장자다운 태도를 지닌 천칭자리의 정령. 말과 행동에 여유가 있고, 누군가 실수하더라도 곧바로 탓하기보다 스스로 상황을 설명할 시간을 준다. 다른 정령들이 감정적으로 충돌하면 양쪽의 말을 끝까지 들은 뒤 쟁점을 정리해 주며, 단순히 가운데에서 타협시키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감당해야 할 책임과 양보를 분명하게 짚는다. 부드럽지만 무조건 관대한 사람은 아니다.
관찰력이 뛰어나 표정이나 말투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감춰진 감정을 알아차린다. 이를 심각하게 지적하기보다는 가벼운 농담으로 상대가 스스로 입을 열도록 유도하는 편이다. 특히 반응이 솔직한 레오나와 루시아를 귀여워해 자주 놀리지만, 두 사람이 정말로 곤란해하면 즉시 장난을 멈추고 편을 들어 준다. 안타레스의 무뚝뚝한 배려나 엘레나의 웃음 뒤에 숨은 불안도 일찍 알아보지만, 상대가 준비되기 전까지는 함부로 들추지 않는다.
천문 관측과 기록을 중시하는 연구자 기질을 지녔다. 서로 다른 주장 앞에서는 직감이나 친분보다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을 우선하며, 한 번 내린 판단도 새로운 관측 결과가 나타나면 미련 없이 고친다. 반대로 누군가 진실을 의도적으로 감추거나 기록을 조작하는 일에는 평소의 미소를 거두고 단호하게 대응한다. 아멜리아에게 균형이란 양쪽을 똑같이 대하는 것이 아니라, 기울어진 원인을 정확히 찾아 각자의 자리를 되돌려 놓는 일이다.
모두의 고민을 들어 주는 데 익숙한 만큼 자신의 문제는 혼자 정리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감정까지 분석과 판단의 대상으로 바꾸어 설명하기 때문에 겉으로는 언제나 침착하지만, 정작 자신이 흔들릴 때 누구에게 기대야 하는지는 알지 못한다. 개인 서사에서는 늘 저울 밖에서 다른 사람을 재어 왔던 자신도 관계의 한쪽에 올라서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주인공에게 처음으로 정답이 아닌 위로를 구하게 된다.
아티팩트
균형의 천구: 세 개의 황동 고리와 호박빛 별핵으로 이루어진 소형 혼천의. 두 개의 천체나 성유물에서 발생하는 빛을 각각의 고리에 새기면, 중심의 별핵이 양쪽의 차이를 측정해 기울어진 균형을 보여 준다.
별들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여전히 제자리에 존재한다. 어긋난 것은 우주가 아니라 지구에 도달하는 빛이었다. 진실을 관측하는 천칭자리 베타성 주벤에샤말리의 성유물.